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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 또 하나의 학맥(學脈)이 부상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정재계에서 영향력을 키워온 '중앙대 라인'에 이어, 최근에는 "이제 건국대 라인을 봐야 한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여권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전면에 등장하면서, 국회 안팎과 기업 대관 조직에서 건국대 인맥을 둘러싼 관심이 빠르게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여권 권력 구조를 보면 건국대 출신 인사들의 존재감이 확연하다. 당에서는 정청래 대표가, 청와대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이 각각 핵심 축을 맡고 있다.
정 대표는 최근 25조원 규모의 '전쟁 추경'을 신속 처리하겠다고 밝히며 입법·예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비상경제상황실을 직접 주재하며 정책 대응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당과 청와대 양 축에 동시에 건국대 출신이 포진한 셈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중앙대 얘기가 많았는데, 요즘은 건대 얘기가 더 자주 나온다"며 "실제 영향력 있는 자리에 건대 출신이 동시에 올라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시선이 쏠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국회 내부 네트워크에서도 감지된다. 건국대 인맥 모임은 당초 정치외교학과 출신을 중심으로 한 '건정연'에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학과를 넘어 국회 보좌진과 대관 인력까지 포함하는 형태로 확장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국회 관련 전 업권 인맥 모임으로 자리 잡으면서 규모만 150명 안팎에 이르는 상황이다.
과거와 비교해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한 국회 관계자는 "예전에는 소수 모임 느낌이었다면, 요즘은 여권 소속 보좌진들이 훨씬 많이 드나들고 북적이는 분위기"라며 "골프 모임도 따로 있을 정도로 네트워크가 확실히 커졌다"고 말했다.
여의도 밖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금융권을 비롯한 대기업 대관 조직에서는 최근 건국대 출신 인맥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중앙대 라인은 어느 정도 풀(pool)이 형성돼 있는데, 건대 라인은 아직 인력 풀이 많지 않아 찾기가 쉽지 않다"며 "그래서 미리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가 내부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일부 금융지주에서도 유사한 고민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정 학교 출신을 노골적으로 선호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정책·입법 흐름을 읽기 위해 주요 인맥을 확보하려는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대기업 대관 담당자는 "예전처럼 특정 정치인을 직접 상대하기보다, 주변 네트워크를 통해 흐름을 읽는 게 중요해졌다"며 "학연이 하나의 접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인사에서도 건국대 출신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산업은행 혁신성장부문장으로 선임된 윤태정 부행장은 건국대 출신이다. 현대자동차그룹 등 대기업 이사회에서도 건국대 교수 등이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단순한 정치권 인맥을 넘어 정책금융과 산업계까지 연결되는 고리가 형성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과거 중앙대 라인이 주목받던 시기와 닮아 있다. 특정 학교 출신 인사들이 권력 핵심에 포진하면, 자연스럽게 여의도와 기업 대관 시장에서 해당 학맥을 둘러싼 관심이 커지는 패턴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기업 대관 조직 입장에서도 변화하는 권력 지형을 읽는 것은 필수적인 과제가 됐다. 중복상장 금지, 자사주 소각 등 입법 리스크와 정책 변수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단순한 법률 대응을 넘어 정치권 흐름을 선제적으로 파악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특정 학맥이나 인맥이 하나의 참고 지표처럼 활용되는 모습이다.
결국 건국대 라인의 부상은 특정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 이동에 따라 함께 움직이는 인맥 지형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앙대에 이어 건국대가 거론되는 흐름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지, 또 하나의 축으로 자리 잡을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여당 의원실 관계자는 "학연이 정책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긴 어렵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접촉 창구나 정보 흐름을 파악하는 통로로 기능하는 경우가 있다"며 "정권 초반기 권력 지형이 빠르게 재편되는 시기에는 이런 네트워크가 더 주목받는다"고 설명했다.
입력 2026.04.01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3월 29일 07:00 게재
與 정청래·강훈식 등 건대 출신 부상
보좌진·대관 중심 '건대 네트워크' 확장세
대기업도 "미리 접점 만들어야" 움직임
입법리스크 두려운 기업들 학맥 재편 조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