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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지수가 연일 하락세다. 유가 급등을 비롯한 대외 변수도 지수를 흔들고 있지만, '황제주'였던 삼천당제약의 주가가 '계약 부풀리기' 논란 속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리는 모습이다. 이번 사태가 코스닥은 물론 한국 주식시장 신뢰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 금융당국 역시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삼천당제약은 지난 일주일 새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해외 기업과의 제품 공급 계약 소식에 130만원까지 솟은 주가는 상승분을 반납하며 50만원대로 고꾸라졌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석 달 동안 주가가 5배 수준 올랐는데, 가팔랐던 상승세보다 최근의 하락세가 더 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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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떨어진 것은 회사가 공개한 정보와 투자자들의 기대 사이 괴리가 발행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천당제약이 비만치료제와 관련한 기술 개발, 계약 소식을 여럿 발표하면서 주가가 올랐지만 이후 계약의 규모나 수익 구조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기업 자체에 대한 신뢰도 타격을 입었다.
특히 삼천당제약이 보도자료 등을 통해 자사 계약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내보인 점이 발목을 잡은 모양새다. 올초 배포된 자료를 보면 회사는 먹는 형태의 비만치료제 복제약(제네릭)을 공급해 미국에서만 향후 10년간 15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계약의 규모 자체도 5조원에 달한다.
조 단위 계약은 곧바로 투자자들의 매수세로 이어졌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 중에서도 조 단위 계약을 체결한 곳은 소수이고, 이런 기업들이 통상 기술수출(라이선스아웃) 사업 모델을 정착시켜 이른바 '돈을 버는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했던 선례들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하지만 계약 규모에 대한 기대감이 꺼지자 투자자들은 회사가 실제 계약을 통해 받을 수 있는 현금은 어느 정도인지, 회사가 계약을 통해 기대하는 미래 실적은 현실적인지를 따져보기 시작했다. 회사가 계약 상대를 공개하지 않은 점을 두고서도 의구심이 뒤따랐다.
특히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 '15조원'이라는 숫자가 공시에는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이 부각되며 계약 내용은 물론 삼천당제약 자체에 대한 불신이 쌓이기 시작했다. 회사 역시 장밋빛 전망을 어떤 방식으로 산출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며 의구심은 커졌다.
불신이 쌓인 상황에서 회사가 정보 공개나 주주들과의 소통 측면에서 미숙한 모습을 보이자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더 커진 모습이다.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는 주가 상승 이후 수천억원 규모의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계획을 발표했는데, 최근 취소 및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열고서도 여러 의혹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단 평가가 나온다.
투자금융(IB)업계에서도 삼천당제약의 소통 역량이 아쉽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술 계약의 특성상 모든 정보를 공개하기 어렵지만, 투자자들에 회사의 사업 현황이나 계획 등을 투명하게 밝히며 소통하는 방식이 조 단위 기술 계약의 무게감과 대비해 부족했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삼천당제약은 에이비엘바이오나 리가켐바이오를 비롯한 주요 바이오 기업 대비 기업설명회(NDR) 등이 적극적이진 않은 편"이라며 "바이오 기업의 경우 공시 등과 관련한 이슈가 많았던 만큼 소통 역량이 중요해지는 상황인데 삼천당제약은 이런 경험을 쌓아가는 상황인 듯하다"고 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시장 전반의 신뢰 훼손으로 이어지진 않을지 우려하는 모습이다. 앞서 신라젠과 코오롱티슈진, 셀리버리 등 여러 바이오 기업들은 주요 임원이 배임, 횡령 등에 연루돼 종목이 상장 폐지되거나 주식 거래가 정지돼 주주들이 피해를 보게 된 사례가 여럿 있었다.
당장 삼천당제약의 주가 급등락이 다른 코스닥 기업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이나, 금융당국은 신뢰 훼손 우려가 나오는 만큼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도 공시심사국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해 바이오 기업들의 보도자료와 관련한 내용을 포함한 공시 지침을 손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기업들의 정보 공개를 어디까지로 규제할지를 두고선 의견이 분분하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기술 계약인 점을 고려하면 핵심 자료를 공시를 통해 모두 공개할 수는 없다"며 "금융당국이 기술 개발이나 기술 계약상 어디까지를 투자자들에게 공개할 중요 정보로 볼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입력 2026.04.08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4월 07일 16:17 게재
황제주 된 삼천당, 일주일 새 주가 반토막
조 단위 계약 체결 기대감에 주가 올랐지만
경영진 블록딜·계약 부풀리기 의혹에 신뢰 하락
코스닥 시장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까
금융당국 공시지침 손보며 사태 예의주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