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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에 잇따라 제동을 걸면서, 그룹 내 자금조달 축으로 추진되던 한화에너지의 주가수익스와프(PRS) 거래도 차질을 빚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증과 맞물려 병행 검토되던 수천억원 규모 자금조달 전략이 동시에 멈추면서, 한화에너지의 중장기 자금 시나리오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들과 협의해온 PRS 거래를 잠정 보류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주관사들에 통보했다. PRS 딜은 최소 6000억원 이상 규모로 검토됐으며, 국내 증권사 3곳이 주관사로 참여해 구조 협의를 진행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솔루션 유상증자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건 상황에서, 계열사인 한화에너지까지 추가 자금조달에 나설 경우 당국 심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PRS 일정 역시 유증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보류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화에너지 측은 "(PRS와 관련된 내용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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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S는 보유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구조로, 지분 매각 없이 현금을 조달할 수 있는 비희석성 자금조달 수단으로 평가된다. 한화에너지는 올해 상반기 한화시스템 지분을 활용한 6000억원 이상 규모의 PRS를 검토해왔다. 현재 약 12.8% 수준인 지분을 10% 미만으로 낮출 경우, 대주주에 적용되는 공시 규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번 PRS 중단은 단순한 개별 딜 연기를 넘어, 한화에너지의 자금조달 전략 전반이 흔들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회사는 이미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한 자금 유치 구조를 갖춘 상태였기 때문이다.
한화에너지는 2025년 초 IPO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착수했으나, 이후 그룹 내 이슈와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속도 조절에 나섰다. 이에 지난해 말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프리IPO를 단행하며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했다. 해당 거래에는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를 중심으로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 등이 참여했으며, 투자자들은 약 20% 수준의 지분을 확보했다.
프리IPO에는 대금 지급일 기준 2031년 말까지 IPO를 완료해야 하는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상장 기한 내 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투자금 회수 구조가 작동하는 만큼, 한화에너지로서는 중장기적으로 명확한 엑시트 경로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최근 중복상장 규제 강화 기조로 IPO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한화에너지는 상장사인 ㈜한화의 최대주주이자 사실상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회사로, 상장 시 기존 상장사의 기업가치 희석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IPO 일정은 사실상 표류 상태에 들어갔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화그룹은 IPO 지연에 대응하기 위해 PRS를 대안적 자금조달 수단으로 검토해 왔다. 단순 유동성 확보를 넘어, 프리IPO 투자자들의 회수 시점 지연에 대응하기 위한 '브릿지 성격'의 거래로 해석된다.
한화에너지의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약 6조4000억원이다. 이 중 약 4조4000억원이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유동성 차입금으로, 전체의 약 70%를 차지한다. 단기 차입 부담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 수단이 필요하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화에너지 자금조달은 IPO를 중심으로 짜여 있었는데, 규제 변수로 상장이 흔들리던 와중 PRS까지 함께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한화솔루션 유증 논란이 정리되기 전까지는 추가적인 자금조달 움직임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입력 2026.05.06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5월 04일 10:42 게재
유증 심사 국면 속 추가 자금조달 일정 지연
한화시스템 지분 활용 PRS 6000억 조달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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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규제 변수에 재무전략 재조정 국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