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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 헬리오스프라이빗에쿼티(헬리오스PE)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SKC 교환사채(EB)를 주식으로 전환하며 엑시트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SKC 1차 EB에 2600억원을 먼저 베팅했던 투자자들은 이후 후속 EB 발행과 1조원 규모 유상증자 등 연이은 희석 이벤트로 ‘냉가슴’을 앓았지만, 최근 주가 급등으로 본격적인 회수 기회를 잡게 됐다는 평가다.
7일 SKC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공시를 통해 제1·2회 사모 영구 EB에 대한 교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주식 전환 규모는 총 450억원이다. 구체적으로는 1차 EB(2600억원) 중 350억원, 2차 EB(1250억원) 중 100억원이 각각 교환 청구됐다. 이는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EB를 SKC 주식으로 바꿨다는 의미다.
교환된 주식 수는 총 42만4222주로 발행주식총수의 약 1.12%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사실상 재무적투자자(FI)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개시’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최근 SKC 주가 급등이 교환청구권 행사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1차 EB 교환가액은 10만3842원인데, SKC 주가는 지난 6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16만1200원에 마감했다. 단순 계산 기준으로 약 55%의 평가차익이 가능한 셈이다. 2차 EB 교환가액(11만4714원)과 비교해도 약 40% 높은 수준이다.
특히 1차 EB 투자가 지난해 5월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1년 만에 50%가 넘는 수익률을 거둘 수 있게 된 셈이다. 당시 투자 조건은 표면금리 0%, 풋옵션도 없는 구조였다. 사실상 채권 투자라기보다 SKC 주가 반등 가능성에 베팅한 성격이 강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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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관심은 초기 투자자인 한투PE와 헬리오스PE에 쏠린다. 한투PE는 1차 EB에 2500억원, 헬리오스PE는 100억원을 각각 투자했는데, 이후 연이은 희석 이벤트 속에서 적지 않은 속앓이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C는 지난해 5월 한투PE와 헬리오스PE로부터 1차 EB 투자를 유치한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NH투자증권, 도미누스PE 등을 대상으로 1250억원 규모의 후속 EB를 추가 발행했다. 이어 올해 초에는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결정했다.
통상 자본시장에서는 선행 투자자와의 이해관계를 고려해 단기간 내 연속적인 희석성 자금조달을 자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SKC는 앱솔릭스 중심의 반도체 유리기판 사업 투자와 차입금 상환 자금 확보를 이유로 추가 자금조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크게 흔들렸다. SKC 주가는 올해 1월 말 12만원대까지 올랐지만, 유상증자 발표 이후 3월에는 8만2000원선까지 밀렸다. 이는 1차 EB 교환가액보다도 약 20% 낮은 수준이다.
당시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약 4조원 수준의 기업이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 데 대해 부담이 크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유상증자 1차 발행가도 당초 예정가 8만5300원보다 낮은 7만600원으로 조정됐다. 신용등급 하락과 차입 부담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결국 증자를 택했지만, 기존 주주 반발도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애플과 인텔의 협력 검토 보도, 유리기판 테마 확산 등이 맞물리며 SKC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유리기판 사업은 열 안정성과 전력 효율성을 강점으로 AI 반도체용 차세대 기판 기술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교환청구를 시작으로 투자금 회수 움직임도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EB 잔액은 약 3400억원 수준이다. 현재 교환 가능 주식 수는 총316만9246주로 전체 발행주식 대비 약 8.37% 수준이다.
EB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자사주가 시장 유통 가능 물량으로 바뀌는 만큼, 향후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에 전체가 아닌 일부 물량만 우선 전환됐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순차적인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초기 투자자들은 후속 EB 발행과 유상증자 등 잇단 희석 이벤트로 적지 않은 부담을 겪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주가가 크게 반등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차익 실현이 가능한 구간까지 올라온 만큼 한숨 돌리게 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입력 2026.05.08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5월 07일 14:20 게재
2600억 먼저 베팅한 FI들, 연이은 희석 이벤트에 ‘곤혹’
유증 여파에 주가 한때 교환가액 대비 20% 하회
AI 반도체 테마 급등에 분위기 반전…FI들 ‘안도의 한숨’
남은 교환 가능 물량 3400억…시장선 오버행 가능성 주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