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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결제·대출 등 다양한 분야의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올해 들어 잇따라 기업공개(IPO) 채비에 나서고 있다. 다만 대부분이 여전히 적자 상태인 데다 핀테크 투자심리까지 냉각되면서, 시장의 시선은 기대보다 회의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평가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환·결제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은 최근 주요 증권사를 대상으로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며 IPO 절차에 착수했다. 이달 중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뱅크샐러드도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올해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예비심사 청구를 준비 중이다. 주관사는 현재 내부 실사 작업을 마무리 중이다. 미국에서 주택담보대출 전문은행을 운영하는 해빗팩토리 역시 삼성증권·KB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연이은 핀테크 기업들의 상장 도전이 투자 사이클과 맞물린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핀테크라는 개념이 등장한 지 10년이 됐다. 2016~2020년에 투자한 기업들이 회수 시점에 진입했다"며 "최근 사업 모델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도 상장 추진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핀테크 기업 가운데 흑자를 내는 곳은 사실상 어피닛 한 곳뿐이다. 어피닛은 AI 금융 플랫폼 트루밸런스를 통해 인도에서 결제·소액대출·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난해 매출 1691억원, 영업이익 449억원을 기록했다.
나머지 기업들의 사정은 다르다. 트래블월렛은 지난해 영업수익 706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은 123억원에 달했다. 뱅크샐러드는 매출 260억원에 영업손실 79억원, 해빗팩토리는 영업수익 392억원에 영업손실 1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세 곳 모두 전년 대비 외형은 키웠지만 흑자 전환에는 이르지 못했다.
대외 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삼정KPMG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핀테크 투자액은 최근 10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기존 결제·송금 모델에서 스테이블코인 등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전통적 핀테크 비즈니스에 대한 성장 기대 자체가 약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미 상장한 기업의 주가 흐름도 부담이다. 지난 3월 코스닥에 입성한 해외 송금 핀테크 기업 한패스는 현재 공모가(1만9000원)를 20% 이상 밑도는 1만5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2021년 상장한 카카오페이는 공모가(9만원)을 크게 하회하는 5만5000원 내외에서 거래 중이다. 투자자들이 핀테크 성장 스토리에 선뜻 프리미엄을 얹어주지 않겠다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핀테크 기업들은 기존 금융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옮긴 형태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며 "비대면 기반으로 기존 금융권 시장점유율을 일부 잠식하는 구조인 만큼, 적자 상태에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입력 2026.05.08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5월 03일 07:00 게재
트래블월렛·뱅크샐러드·해빗팩토리 IPO 채비
어피닛 제외 상장 추진사 대부분 적자 구조
카카오페이·한패스 공모가 하회...투심 냉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