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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SK그룹 계열사 직원 사이에선 사무실 이전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핵심은 서린빌딩이다. 서린빌딩에 입주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일부 스탭 조직이나 E&S 사업만 남고 다른 곳으로 이전한다는 것이다. SK에너지 역시 서린빌딩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 경우 유휴 공간을 채워야 하는데 SK하이닉스가 임차인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서린빌딩 저층부 몇 개 층에 SK하이닉스 임직원 수백 명이 들어온다는 등 구체성을 띤 소문이 그룹 안팎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일부 계열사 경영진 사이에서도 이런 언급들이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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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에선 소문의 진원지를 SK에코플랜트로 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현재 서울시 중구 수송동에 본사를 두고 있다. 내년 영등포구 양평동에 건설 중인 사옥이 완공되면 본사를 이전한다. 현재 사옥은 장기 임차 계약이 맺어져 있어 SK에코플랜트가 나가면 이를 대신할 임차인을 구해야 한다.
이에 SK서린빌딩 입주사 일부가 수송동으로 가고, 그 자리를 다른 계열사가 채우는 연쇄 이동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중구 미래에셋센터원빌딩에도 글로벌 마케팅 등 조직이 들어가 있는데, 해당 임차 계약도 머지않아 종료돼 새로운 사무실을 찾아야 할 가능성도 있다.
한 SK그룹 인사는 "SK하이닉스의 미래에셋센터원빌딩 임차 계약이 곧 종료돼 옮길 사무실이 필요하다"며 "SK 서린빌딩에 SK하이닉스가 들어갈 것이라는 등 소문이 무성하다"고 말했다.
SK그룹 측에서는 현재 사무실 이전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에서도 별도의 이전 움직임은 없다. SK하이닉스보다는 서린빌딩 쪽 계열사들이 소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가 서린빌딩으로 들어오려면 신경 쓸 부분이 많다. SK하이닉스는 본사와 사업 핵심 역량이 경기도 이천시에 있다. 사업을 챙기느라 분주한 경영진이 서울까지 오가기엔 물리적인 한계가 크다. 서린빌딩에 반도체 기술을 지키기 위한 보안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현 가능성을 떠나 서린빌딩 입주가 거론되는 상황 자체가 SK하이닉스의 그룹 내 위상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린빌딩은 지주사 SK㈜가 있는 그룹의 본산이다.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수뇌부가 인사와 사업재편(리밸런싱), 주요 전략 판단을 하는 곳이다. 현대차그룹의 '양재 사옥', LG그룹의 '트윈타워'처럼 그룹의 정체성과 의중을 대변하는 상징으로도 쓰인다.
SK하이닉스는 2023년에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했지만 2024년부터 반등에 성공했다. 인공지능(AI) 전환기 고대역폭메모리(HBM)로 큰 성공을 이루며 돈을 쓸어 담고 있다. SK하이닉스를 직간접적으로 거느리고 있는 SK스퀘어와 SK㈜의 주가가 상승했다. 다른 계열사에도 낙수효과가 이어지는 등 사실상 홀로 SK그룹을 먹여살리는 형국이다.
그룹 내 '아픈 손가락'에서 '맏아들'이 된 상황이라 그룹의 심장부인 서린빌딩으로 들어가는 게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룹 내 소통이나 해외 고객과 네트워크를 하기에도 나쁘지 않다. 그룹 모태 중 하나인 SK이노베이션이 일부 자리를 비워주고, SK하이닉스가 이를 채우는 것은 그룹 내 지형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 될 수 있다.
다른 SK그룹 인사는 "SK하이닉스가 서린빌딩에 입주할 가능성이 거론된다는 것은 그룹 내 중심 축이 바뀌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입력 2026.05.19 1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5월 19일 15:02 게재
SK에코플랜트 발 계열사 연쇄 이동 설왕설래
서린빌딩엔 SK하이닉스 입주할 가능성 거론
본산 입성 소문 자체가 그룹 내 위상 드러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