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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성과급 제도 개편의 후폭풍은 전자 계열사에도 퍼지고 있다. 삼성전기, 삼성SDS는 인센티브 제도 개편을 위한 임직원 투표를 추진했는데, 양사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6월30일까지 인센티브 제도 개편을 위한 임직원 투표를 진행, 약 72%가 넘는 임직원이 투표에 참여해 97%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 새로운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기 성과급 제도 개편은 연 1회 지급되는 OPI(초과이익성과급, 舊 PS)의 산정방식을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에 기반한 방식에서 벗어나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EVA는 영업이익에서 세금과 자본비용을 제외하고 남은 경제적 이익을 일컫는데 정확한 산식 구조는 공개되지 않았다.
영업이익을 재원으로 한 성과급 산정방식은 EVA 기반 제도에 비해 비교적 단순하고, 일정 수준 예측이 가능하단 점에서 임직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삼성전기의 사업이 호황기에 접어들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개편에 찬성하는 임직원들이 많았단 평가도 나온다.
이번 성과급 개편안은 사측과 노사협의회(한울림협의회) 간 협상에 의해 투표에 부쳐진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기 내 노동조합이 존재하긴 하지만 직원 과반수 이상이 등록된 노조가 아니다 보니 사측과 공식적인 교섭 권한은 없다. 따라서 회사측은 직원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조직인 협의회와 논의를 진행했고 이번 개편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삼성SDS의 성과급 개편 과정엔 잡음이 커지고 있다.
회사측은 연 2회 지급되던 TAI(목표달성장려금, 舊 PI) 제도를 폐지하고, 연 1회 자사주로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당초 계획은 6월29일까지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투표 마감 당일, 약 일주일 기한이 연장됐다. 연장 투표는 기존 성과급 제도 아래 TAI 지급예정일 직전(7월7일)까지 진행된다.
전체 임직원의 과반수 이상이 찬성해야 새로운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투표율이 50%를 넘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새로운 성과급 제도에 반발해 투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슬로건(#미투표)을 내건 SNS 단체방에 참여하고 있는 인원은 현재 기준 약 3600명이다. 전체 임직원(지난해 12월 말 기준 1만1219명)의 약 30%를 상회하는 수치다.
SNS 단체방에 참여한 인원 가운데 허수가 존재하고, 또 단체방 참여 여부와 무관하게 투표 할 수 있단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상당수의 직원들이 개편안 반대에 나섰단 점은 사측 의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표 기한을 연장한 회사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추가적으로 개편안을 설명하고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또 성과급 개편 논의가 본격화한 지난달 말부터 현재까지, 이태희 부사장(AX센터 AI개발팀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이 잇따라 회사 주식을 장내매입하는 이례적인 모습도 연출하고 있다.
삼성전기와 달리 삼성SDS 내에서 성과급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데는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인 TAI를 손보려는 움직임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같은 시기 투표를 진행해 압도적인 찬성률을 기록한 삼성전기는 기존 TAI 제도를 유지하며 반발을 최소화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 2회 지급되는 TAI는 회사(SDS)에 대한 그룹의 평가와 개별 사업부별 평가를 기준으로 지급된다. 성과에 따라 개별적으로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수령이 가능하고, 경우에 따라 기본급의 50% 내외를 받기도 한다.
연 1회 지급되는 OPI는 회사 전체 실적과 연동하기 때문에 해마다 그 규모를 가늠하긴 어렵지만, TAI는 일정부분 예측이 가능하다. 주기적으로 목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삼성그룹 임직원들에겐 제2·제3의 월급으로 여겨져 왔다. 올해 초 대법원에서 TAI를 통상임금에 포함하라는 최종 판결을 내린 것 역시 TAI의 '계속성'과 '정기성'을 인정한 결과란 평가다.
개편안에 따라 지급되는 자사주가 기존 TAI와 OPI를 모두 합한 규모보다 더 클지 여부는 아직 단언할 수 없다. 회사는 연봉의 20%를 기준으로 삼아 주가와 실적 상승 여부를 따져 최종 배수를 정하겠단 방침인데, 연말 성과급이 결정되는 시점에 회사의 주가와 실적, 유사 업종의 주가 추이까지 지켜봐야 한다.
회사 실적과 주가 전망은 엇갈린다. 그룹 내 독보적인 SI업체란 지위를 활용하고, KKR로부터 유치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다만 실적 증가가 주가의 상승과 연동되지 않는 과거의 전례를 비쳐봤을 때, 유동적이고 불확실성이 큰 자사주 지급만으로 직원들에게 근로 동기를 부여하긴 어렵단 지적도 나온다.
현재로선 개편안 통과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 임직원 과반 이상의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하거나 부결로 결론이 날 경우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는 전망도 있다.
이번 개편안은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피플(People)팀과 기획, 경영지원 기획담당 핵심 인사들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SDS가 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자, 1만명이 넘는 임직원들이 재직중인 대규모 사업체인만큼 이번 개편안이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 사업지원실과의 소통을 통해 진행됐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SDS 내부엔 김상용 피플팀장을 비롯해 사업지원실과 긴밀히 접촉할 수 있는 과거 미래전략실 출신 유력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내홍을 겪은 이후 삼성SDS 내부적으로 교섭권한을 가진 과반 노조가 설립돼 매년 험난한 임금 협상이 진행되거나, 삼성전자 사례와 같이 노사 입장이 첨예한 사회적 논란을 야기한다면 그룹 컨트롤타워 및 주요 경영진들의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입력 2026.07.03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7월 01일 15:5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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