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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들의 전북혁신도시행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자리한 전북을 자산운용·자본시장 핵심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명분은 같지만, 각 금융지주가 전주행에 속도를 내는 배경은 조금씩 달라 전북혁신도시를 둘러싼 금융지주 간 '동상이몽' 경쟁이 펼쳐지는 모습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8일 전북혁신도시에 '전북 KB금융타운' 개소식을 열고 전주 거점 운영을 본격화했다. 이에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 2월 신한펀드파트너스와 신한투자증권, 신한자산운용 등 자본시장 계열사를 중심으로 '신한금융허브 전북혁신도시' 출범식을 열었다.
우리금융도 이달 29일 전주 금융센터 개소식을 열 예정이다. NH농협금융은 3분기 중 NH-아문디자산운용 전주사무소를 기반으로 'NH금융허브'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하나금융도 올해 안에 전북혁신도시 내 자본시장 통합 거점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전주 거점 구축을 일찍부터 준비한 곳은 신한금융이다. 신한펀드파트너스는 지난해 국민연금 투자자산 일반사무관리사로 선정돼 12월 업무위탁 계약을 체결한 뒤 올해 1월부터 전주에서 업무 준비를 진행해 왔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이 이를 위해 40여 채의 월세 물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KB금융도 그룹 차원에서 전북혁신도시 거점에 무게를 싣고 있다. 신한금융이 선제적으로 전북 거점 마련 실무 작업을 진행한 가운데, KB금융은 지난 1월 28일 'KB금융타운' 조성 계획을 공식화했다. 은행·증권·손해보험·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를 집결시키고, 현지 채용 인력을 포함한 350여 명이 상주하는 규모로 조성하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금융권에서는 신한의 선제적인 실무 준비에 KB가 대규모 금융타운 구상으로 맞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KB금융의 전주행을 두고는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인연도 회자된다. 두 사람은 전주고와 서울대 국사학과 동문으로, 올해 초 별도 면담을 갖고 전북 금융생태계 조성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이 정부의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에 포함된 가운데 양 회장의 연임 절차도 본격화하면서 금융권 일각에서는 KB금융의 전북 행보를 정책 기조에 적극 호응하려는 움직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우리금융은 국민연금과의 기존 거래 관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우리은행은 국민연금의 원화 주거래은행이자 국내 주식 수탁 업무를 담당해 왔고, 최근에는 국민연금 외화금고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재선정됐다. 국민연금의 주요 금융 업무를 이미 상당 부분 맡고 있는 만큼, 전북 거점을 통해 국민연금과의 소통 접점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하나금융도 전북혁신도시에 자산운용, 대체투자, 증권, 은행 수탁·기관영업 기능을 모은 자본시장 통합 거점을 연내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하나금융은 오는 9월 청라 본사 이전을 앞두고 있어 그룹 차원의 무게중심은 당분간 청라에 쏠릴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전북 거점 구축 흐름에는 동참하지만 청라 시대 개막이라는 내부 대형 과제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농협금융은 3분기 중 NH-아문디자산운용 전주사무소를 기반으로 ‘NH금융허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전북 지역에 영업점이 많아 현지 기업과 고객의 금융 수요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를 보험·증권·자산운용 등 계열사와 연결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농협의 지배구조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농협 금융계열사의 지방 이전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점도 농협금융이 전주 거점에 힘을 싣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농협으로서는 지역 금융 기능을 선제적으로 확대해 정부의 균형발전 기조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지방이전 가능성에도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각 금융지주가 내세우는 '전북 이전'의 실질적 효과는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본사의 핵심 운용·영업 인력을 대규모로 옮기기보다 기존 전북 지역 영업점 인력이나 콜센터·후선 지원 인력을 새 거점으로 재배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과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효과는 있겠지만, 이를 자본시장 핵심 기능의 이전으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은행 영업점 인력을 특정 거점에 집적하는 방식이 실제 지역 금융 편익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도 따져볼 부분이다. 은행 업무는 지역별 영업망을 촘촘하게 유지하는 것이 고객 접근성 측면에서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전북에 금융 기능이 모였다고 하려면 실제로 어떤 기능과 인력이 유입되는지가 중요하다"며 "본점 인력 몇 명이 내려가는 것만으로는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고, 결국 핵심은 증권과 자산운용 등 자본시장 관련 인력이 얼마나 실질적으로 배치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입력 2026.07.20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7월 12일 07:00 게재
신한·KB 이어 우리·NH도 전주 거점 가동
국민연금 관계 강화에 지배구조 변수도
우리·하나·농협도 각자 셈법…거점 확대 속도
"누가 오는지가 중요" 실효성 논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