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와 MBK의 2000억이 홈플러스를 살릴 수 있을까
입력 2026.07.16 17:47

메리츠, 홈플러스에 2000억원 DIP 지원 결정

김병주 MBK 회장 보증에 즉각 승인…자금 바로 집행

회생 가능성 두고 의견 분분…공익 채권만 1조원 이상

  • (그래픽=윤수민 기자)

    메리츠금융그룹이 홈플러스 회생에 필요한 2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DIP) 지원을 최종 승인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이 홈플러스 파산 직전 해당 대출에 대한 연대보증을 제공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를 진행할 기회를 다시 얻을 수 있게 됐지만 공익채권 규모만 1조원 이상인 만큼 실제 회생이 가능할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메리츠캐피탈은 1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에 2000억원의 DIP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은 앞서 홈플러스에 각각 7000억원, 3000억원, 3000억원의 선순위 담보대출을 제공했는데, 이번 대출도 같은 비율로 결정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앞서 1000억원의 DIP 지원을 결정할 때와 마찬가지로 추가적인 1000억원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하고, 자금 집행이 바로 이뤄지도록 조처할 예정이다.

    이번 회생절차는 홈플러스가 법원이 요구했던 최소 자금(2000억원)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폐지됐다. 하지만 메리츠금융그룹이 DIP 지원을 결정하면서 홈플러스는 회생절차를 다시 진행할 기회를 얻게 됐다. 홈플러스는 오는 20일 법원에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항고를 제기할 계획이다. 회생절차를 연장해 그동안 진행했던 사업 구조 개편을 이어가며 회생절차를 완료하는 데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홈플러스가 항고한 후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것인지에 이목이 쏠린다. 법원이 절차 폐지 결정에 '최소 자금 확보' 여부를 살펴봤던 만큼 회생절차가 연장될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법원이 연장을 결정한다면 회생 시한은 오는 9월 초로 미뤄진다. 이럴 경우 홈플러스가 기존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은 관계인 집회에 부쳐져 심리·결의 절차를 밟는다. 다만 홈플러스 회생을 위해선 이 시한 내 회생계획안이 가결돼야 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기존 회생 시한(7월 3일)이 이미 지나긴 했지만 이를 연장하는 데 대한 반대 의견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회생을 위해선 연장 시한 내 관계인 집회가 열려야 하고, 회생계획안이 가결되는 절차까지 진행돼야 한다"며 "만약 부결된다면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을 다시 수정해 제출하거나 다른 절차를 속행하는 등의 과정이 진행될 수는 있으나 이런 사례는 드문 편"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의 자금 지원을 통해 파산은 면했으나,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연장 이후 정상영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두고선 우려가 뒤따른다. 점포축소와 구조조정을 거치며 영업규모를 상당히 줄였고, 회생절차를 진행하면서 근무인력도 지속해서 이탈했다. 운영자금 고갈로 영업은 중단됐고, 공익채권만 1조원 이상에 달한다. 공익채권은 협력업체의 물품 대금이나 임금, 세금 등으로 회생채권보다 먼저 변제하는 채권이다.

    만약 법원이 홈플러스 회생 시한을 연장하지 않으면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이럴 경우 채권자들이 협의해 잔여 자산에 대한 공매를 진행하거나, 법원 관리 아래 경매를 통한 자산 처분이 이뤄진다. 자산을 처분하는 과정도 지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부 알짜 수도권 점포는 매각이 수월할 것이지만, 지방에 잔여 점포가 여럿 남아 처분 자체도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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