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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이 양종희 회장의 임기 만료를 1년여 앞두고 단행한 계열사 인사에서 변화를 최소화하며 안정을 택했다. 증권의 IB담당 대표와 저축은행 대표는 교체했지만, 각각 증권 내부 및 은행 출신을 발탁하며 '순혈주의' 기조를 유지했다.
금융권의 시선은 이르면 다음주 단행될 지주 임원 인사로 향하고 있다. 양종희 회장의 첫 3년 임기가 내년 11월 만료되는 상황에서, 차기 회장 후보군인 '부문장' 자리를 늘릴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KB금융은 16일 이날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6개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KB증권 IB부문과 KB저축은행에는 신임 대표이사 후보가 추천됐고,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등은 현 대표가 재추천됐다.
KB증권 IB부문은 강진두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추천하면서 7년 만에 수장을 교체하게 됐다. 그동안 뚜렷한 후임자가 거론되지 않아 김성현 대표 유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올해 3분기까지 실적이 주춤하며 성과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인사는 '세대교체' 성격도 강하다는 평가다. 김성현 대표가 1963년생으로 계열사 사장단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아 지주 차원의 세대교체 기조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강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임원에 속한다.
강 부사장은 KB증권 내부 성장 경로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현대증권 출신으로 KB증권 합병 이후 기업금융1부장, 기업금융2본부장, IB2총괄본부장을 역임했다. 김성현 대표가 지난해 신설한 경영지원부문 부사장으로 발탁하며 차기 대표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김성현 대표 아래서 기업 자금조달ㆍ인수금융ㆍ구조화금융 업무를 담당해온 인물로, IB 부문 충당금 이슈의 책임론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외부 평가도 나온다.
다만 올 상반기부터는 경영관리 담당 임원으로서 리스크관리를 강조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지주 역시 강 신임 사장이 IB 사업에 대해 잘 알고 있는만큼, 향후 대손충당금 처리 등 '원활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낙점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KB저축은행 대표로 추천된 곽산업 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대표 부행장 역시 내부 출신이다. KB국민은행 디지털마케팅부장, 개인마케팅부장, 디지털사업그룹대표 등을 거친 인물로, KB금융은 이번 인사 배경으로 디지털, 마케팅 전반에 대한 이해와 은행과의 시너지 창출 역량을 강조했다.
나머지 계열사 대표들은 모두 재추천됐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임기가 내년 11월까지 약 1년여 남아 있는 만큼, 조직 안정을 우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증권은 이홍구 KB증권 WM부문 대표가 연임하면서 '이홍구·강진두' 각자대표 체제로 재편됐고, 교체 가능성이 거론됐던 KB부동산신탁 성채현 사장도 첫 2년 임기를 마치고 1년 추가 임기를 받았다.
최근 비은행 자회사 중 가장 순익기여도가 높은 KB손해보험 역시 구본욱 사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이제 첫 2년 임기를 소화한데다 양종희 회장이 KB손보 사장을 역임하던 시절 합을 맞췄던 인사라는 점, 그리고 KB금융의 내부 발탁 순혈주의 인사의 상징 중 하나라는 점에서 연임이 점쳐졌다는 분석이다.
KB금융지주는 이르면 다음주 중 이사회를 열고 정기 조직개편 및 경영진 인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금융권에선 김성현 KB증권 IB부문 대표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임기가 만료된 이재근 전 국민은행장이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으로, 이창권 국민카드 사장이 디지털 및 IT부문장으로 이동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KB금융 부문장은 사실상 부회장급으로, 향후 후계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리로 평가된다. 이재근, 이창권 부문장이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이들이 연임되고 김성현 대표가 지주 부문장으로 이동해 3부문장 체제가 구축될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생산적금융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IB 전문가인 김성현 대표가 지주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거란 얘기가 나오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KB증권이 대손충당금을 대거 쌓고 있는 상황에서, 지주 부문장 발령은 결국 '승진 인사'라는 점에서 양종희 회장의 판단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IB부문·저축은행만 교체…계열사 인사 폭 최소화
세대교체 카드 꺼냈다…7년 만에 IB 수장 교체
양종희 회장 임기 만료까지 1년...연말 지주 인사 주목
'차기 후보군' 부문장 늘릴까...김성현 이동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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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5년 12월 16일 16:0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