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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 1년이 다 돼 가는 상황에서 MBK파트너스가 사실상 시간만 끌고 있다고 보고 있다. 회생 지속 여부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구한 것 역시, 법원에 홈플러스 회생에 대한 지휘·감독 책임이 있는 만큼, 상황을 개선할 대안이 없으면 회생계획을 폐지할 수 있다는 최후통첩에 가깝다”(회생 전문 변호사)
법원이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의 실효성을 둘러싼 이해관계자 의견 조회를 마치고 회생안 배제 여부 판단을 앞두면서 회생 절차가 중대 분수령에 들어섰다. 서울회생법원이 새 관리인 선임 가능성을 열어둔 채 기존 회생 시나리오 전반을 재점검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사실상 기존 경영진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불신임 신호로 해석한다. 회생계획의 실효성 자체를 다시 검증하는 국면에 들어선 모습이란 평가다.
그간 시장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말 제시한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에 대해 실효성 측면의 의문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핵심 쟁점은 3000억원 규모 DIP 대출 조달 방안이었다. 홈플러스 측은 해당 자금을 통해 긴급 운영자금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시장에서는 현실성에 대한 회의론이 이어졌다.
계획상 메리츠증권과 산업은행이 각각 1000억원씩 지원하는 구조였지만, 해당 방안이 언론 보도로 먼저 알려질 때까지 메리츠증권과 MBK파트너스 간 실무 협의는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회수해야 할 자금이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최대 채권자 입장에서, 회생기업에 추가 대출을 집행하는 것은 부담이 큰 결정인데도 최소한의 의견 교환조차 없었다는 점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산업은행 참여 시나리오 역시 설득력 측면에서 물음표가 붙었다. 채권 관계가 없는 정책금융기관이 회생 절차에 들어간 기업에 신규 자금을 투입할 유인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은행 역시 홈플러스 측으로부터 DIP 대출과 관련한 공식·비공식 문의를 받은 바 없다는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회생 신청 기업에 대한 신규 대출은 금융사 입장에서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MBK파트너스가 지원 구조를 얼마나 현실성 있게 설계했는지 의문이 남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긴급 운영자금 조달이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서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이 채권단 동의를 얻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 동의 여부가 결정되지만, 통상 집회 개최 전 채권단으로부터 구두 또는 서면 형태의 사전 동의를 확보하는 절차를 거친다. 홈플러스의 경우 이 사전 동의율이 높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의견조회 과정에서도 채권단의 기본 입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존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인가 이후 메리츠금융그룹에 적용되는 이자율은 2%대로 크게 낮아지는 구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 입장에서는 담보 부동산 매각을 통해 대출금 회수가 가능한 상황에서 추가 자금까지 투입해야 하고, 이후 금리도 두 자릿수에서 2%대로 급감하는 만큼 회생안에 선뜻 동의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결국 기존 회생안은 자금 조달의 실현 가능성과 채권자 설득력 측면 모두에서 한계를 드러냈고, 법원의 판단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 대한 재검증 성격이 짙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저조한 사전 동의율을 보고받은 법원으로서도 추가 보완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해석이다. 업계 관행을 비추어 볼 때, 2월 초·중순께는 메리츠증권에 관계인집회 일정 등이 통보됐어야 하지만, 관련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점도 관계인집회가 순탄치 않았을 것이란 예상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거론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법원이 MBK파트너스에 1년의 시간을 줬음에도 가시적 성과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MBK파트너스 외 제3자가 관리인으로 나서지 않으면 법원이 회생계획 폐지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이 실행 가능성이 낮은 자금 조달 방안 대신 현실적인 대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를 단기간 내 마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긴급 운영자금이 확보되지 않으면 청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제 공은 MBK파트너스뿐 아니라 법원의 판단으로 넘어갔다. 향후 회생안 재설계 과정에서 실질적인 자금 수혈 방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회생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MBK파트너스의 관리 역량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시각도 있다.
MBK파트너스는 기존에 약속한 2000억원 지원 계획과 관련해, 관리인 교체가 이뤄질 경우 1000억원의 DIP 자금을 우선 집행하고 새로운 관리인 체제 아래에서 회생계획이 제출되면 추가로 1000억원을 더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긴급 운영자금 나머지 1000억원 조달 방안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 지부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함께 회생절차 연장 및 제3자 관리인 지정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조조정 전문기관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를 새 관리인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관리 주체가 바뀌더라도 당장 필요한 유동성 확보 방안이 함께 제시되지 않으면 회생 논의가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 일정도 변수로 거론된다.
금융권에서는 회생의 성패가 새 회생안의 현실성과 자금 조달 구조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효성 있는 자금 수혈 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회생 절차 유지가 쉽지 않아 청산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는 분위기다.
취재노트
법원, 회생 시나리오 전면 재점검
사실상 MBK 체제 신뢰도 시험대
DIP 조달·사전동의 확보 모두 난항
자금 수혈 방안이 향후 관건
법원, 회생 시나리오 전면 재점검
사실상 MBK 체제 신뢰도 시험대
DIP 조달·사전동의 확보 모두 난항
자금 수혈 방안이 향후 관건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6년 02월 22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