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 '이오타 서울' EOD 수습 위해 메리츠증권과 막바지 협상…SI 참여 변수
입력 26.02.27 09:18
공매 기로 선 이오타 서울, 이지스 ‘선 대주단 설득·후 메리츠 타결’
단순 차환 넘어 SI 유치 승부수… 사업성 보완·본PF 발판 마련
  • 기한이익상실(EOD) 위기에 직면한 서울 도심 초대형 개발사업 ‘이오타 서울(메트로·서울로타워)’ 프로젝트가 향후 처리 방향을 가를 중대한 분수령에 놓였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번 주 대주단을 상대로 공매 절차 유예를 설득하는 한편, 메리츠증권과 전략적 투자자(SI) 참여를 전제로 한 리파이낸싱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대주단에 현재 진행 중인 자금 조달 현황을 설명하고 공매 절차 유예를 설득하는 데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지스 측은 공매를 통한 자산 처분보다 메리츠증권과의 협상을 통한 상환이 대주단 실익에 더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앞서 KB국민은행이 브릿지론 만기 연장에 반대하며 EOD가 발생함에 따라 공매 신청은 이미 접수된 상태다. 다만 실제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대주단 소집 및 의사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지스가 이번 주 대주단 커뮤니케이션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지스 측이 공매 방식 결정을 위한 대주단 회의에 앞서 리파이낸싱을 통한 상환 계획을 피력 중"이라며 "메리츠증권을 통한 차환을 1안으로 두고 프로젝트 회생과 개발 사업 연장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의 이목이 쏠린 메리츠증권과의 4800억 원 규모 선순위 리파이낸싱 협상은 최종 결론을 향해 가고 있다. 당초 금주 내 조건 조율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대주단 설득 작업에 집중하면서 최종 조율 시점은 내주 초로 밀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늦어도 내주 초에는 결론을 내겠다는 것이 양사 간 분위기다.

    관건은 메리츠증권이 요구하는 조건을 어떻게 맞출지다. 메리츠증권은 선순위 4800억원 전액을 인수하는 방안에 부담을 표시하며 조건 강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초기에는 마스터리스(책임임차) 구조 도입 등을 요구 카드로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마스터리스를 포함한 주요 조건 전반을 둘러싼 이견으로, 앞서 진행된 1·2차 투자심의위원회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기존 요구안과는 다른 세부 조건을 중심으로 재조율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이지스 측이 전략적 투자자(SI) 유치를 병행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SI는 실수요 기반이 있는 만큼 재무적 투자자(FI)보다 높은 비용을 감내하는 경향이 있다. SI가 참여할 경우 마스터리스 등 현금흐름 안정성 확보를 중시하는 메리츠증권 요구에 일정 부분 부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SI 카드가 단순한 투자 구조 변경을 넘어, 반복된 본PF 실패로 드러난 사업성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이 사업은 그동안 6개월 단위 브릿지 연장을 반복해왔고, 근본적 구조 개선 없이 시간이 누적되면서 대주단 피로감도 커졌다. 특히 개발 원가가 평(3.3㎡)당 5000만~6000만원 수준까지 오르면서 엑시트 불확실성에 대한 대주단의 부담도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이번 EOD의 직접적인 트리거는 KB국민은행이었지만, 일부 대주단 역시 “KB가 연장하면 참여하겠다”는 조건부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선순위 내부의 연장 동력이 이전만 못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EOD가 치유되지 않을 경우 투자금 회수에도 상당한 부담이 예상된다. KB국민은행은 최근 캡스톤자산운용 측에 NPL(부실채권) 펀드를 통한 선순위 채권 인수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4800억원 규모를 통으로 인수할 수 있는 국내 NPL 펀드는 제한적이어서 실제 거래 성사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번 브릿지론 총액은 약 7170억원으로, 선순위(트렌치A) 4800억원, 트렌치B 1400억원, 트렌치C 970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KB국민은행을 비롯해 과학기술인공제회, 대구은행, 미래에셋캐피탈, KB캐피탈 등 약 30곳의 금융사가 대주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