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기조 맞춘 성과급 손질...미래에셋 내부선 "왜 지금?"
입력 2026.03.03 07:00

House 동향

주가 1년 새 750% 급등…성과급 '두 배' 기대 속 제도 손질

노조 교체기 맞물려 내부 반발 기류…"왜 지금" 시기 논란

금감원 성과보수 점검 기조 영향…건전성 중심 재정비 흐름

  • (그래픽=윤수민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이연성과보수 산정 방식 가운데 '주가 연동' 구조를 개편하기로 하면서 증권가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논의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제도 취지 자체에는 일정 부분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증시 호황으로 역대급 성과급이 기대되던 시점에 전격 추진됐다는 점에서 내부에서는 "왜 하필 지금이냐"는 반응도 감지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임직원 대상 공지를 통해 이연성과보수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안내했다. 올해 산정해 지급하는 2025년분 성과보수 가운데 이연 지급분부터 개편안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미 이연된 성과급에는 소급 적용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산정 방식은 추후 확정된다.

    기존 제도는 성과급을 주식 수량 기준으로 확정한 뒤 실제 지급 시점의 주가를 반영해 현금으로 정산하는 구조다. 성과 산정 시점에 정해진 주식 수를 3~4년에 걸쳐 나눠 지급하고, 지급 시점의 주가가 오르면 수령액이 늘고 하락하면 줄어든다. 회사의 성장과 주가 흐름을 임직원 보상에 연동해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겠다는 취지로 설계됐다.

    변수는 최근 주가 흐름이다.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최근 7만5000원대로, 1년 전과 비교해 750% 안팎 상승했다. 지난해 주당 8000원 수준이던 성과급 산정 공정가치가 올해 지급 시점에는 1만6000원 안팎까지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 계산으로도 이연성과급 수령액이 1년 새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된 셈이다.

    이 같은 랠리는 임직원들의 성과급 확대 기대를 키운 배경으로 꼽힌다. 내부에서는 "이번 주가 상승을 계기로 성과급 체감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주가 연동 구조를 손질하겠다는 방침이 나오자 시기적 적절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성과급 규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가가 크게 오른 국면에서 연동 구조를 조정하면 결과적으로 지급액을 낮추려는 조치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노조 임원 교체기와 맞물려 개편안이 공지되면서 내부 불만이 증폭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미 이연성과급 제도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상황에서 추가 조정이 이뤄질 경우 사기 저하와 반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연성과급제는 성과급의 40% 이상을 최소 3년 이상 나눠 지급하는 구조다. 각 증권사마다 비율과 기간은 다르지만 통상 3~4년에 걸쳐 지급한다. 2024년부터 적용 대상이 금융투자업무담당자로 확대되고 1억원 미만 성과급에도 적용이 권고되면서 주요 증권사 기준 이연 대상 인원은 전년 대비 최대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제도 적용 범위가 넓어진 만큼 증권사 실무자들의 체감 부담도 커졌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조치를 단순히 사측의 '성과급을 줄이기 위한 결정'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몇 년간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회사 성과보수 체계를 집중 점검해 왔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2023년 금융회사 153곳의 성과급 총액은 1조645억원이었고, 2024년에는 1조3960억원으로 32.2%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금융투자(증권사) 부문은 972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1% 늘었다. 감독당국은 증권사의 단기 수익성에 치우친 평가 구조가 장기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보고, 성과급 산정 및 지급 방식의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이연성과급이 '최소 기준'만 충족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산정 구조 전반의 재검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번 미래에셋증권의 개편 역시 이러한 감독 기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성과급 시즌(3월)을 앞두고 증권가 전반의 보상 기대 심리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성과보수 체계를 건전성 중심으로 정비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한 만큼 개별 회사가 이를 외면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유례없는 주가 상승기와 회사의 호실적이 맞물린 시점에 이뤄진 만큼 성과를 주도한 실무자 입장에서는 아쉬움과 박탈감이 동시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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